Tuesday, April 24, 2007

맥도널드


맥도널드에 가면 불고기 버거가 있다.

불고기 버거 셋트를 주문하면 단아한 까운을 입은 잘 훈련된 미소의

맥-맨 이나 맥-걸 이 "드시고 가실건가요? 가지고 가실건가요?" 라고 만면에

웃음을 띠며 묻는다.

요즘엔 교회에서도 그런 말씀을 종종 한다고들 한다.

복음을 드시고 가실건가요..아니면 집에 싸가지고 가실건가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묘한 뉘앙스의 말씀이라 뭐라고 판단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싸가지고 간다고 속으로 말한다고 하는데...사실인지

확인해 본적은 없다.

어제는 휴강을 해서 하루종일 수업이 없는 묘한 날이 되고 말았다.

가슴이 뻥한것이 왠지 바람이 난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드는것이 아닌가.

항상 마음의 갈등이 생기면 냉큼 일을 벌이고 마는 결단맨이라

즉시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나갔다.

홍익문고 일층엔 소설류가 많이 놓여 있었다. 온갖 상념의 전시장...

무라까미 하루끼의 소설을 한창 즐겨 보던 때가 있었는데 그의 소설은 여전히

높은 판매 부수를 올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다가간 그의 책...

무료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가죽 소파에 앉아있는듯한 연한 현기증을

동반하는 책...그의 소설은 그런 약기운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냄새 나는 책..

하루끼의 냄새를 뒤로하고 맥도널드에서 불고기 버거셋트를

주문해 조금씩 깨물어 먹었다.

이 시간에 맥도널드에 와 있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

모두 나처럼 휴강인 학생은 아닌듯 싶은데...인생을 휴강한 사람들일까?

어찌되었든 맥도널드에 가면 불고기 버거가 있다.




                       靑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