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4, 2007

산장으로 가는 길


가을을 본다는 것은 낙엽을 밟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랗게 바랜 은행잎들이 가로에 수북히 쌓여있고 그것을

밟고 지나가는 시간은 기억의 숲을 산책하는 기분이 듭니다.

아침일찍 쓸어버려 너무도 깨끗한 서울 거리에서 가을을

맛본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도시를 지나 가을

을 보고 싶을 땐 해질무렵 하루종일 햇빛을 머금어 형광을

발하는 은행잎 가로수가 있는 곳을 찾아 가보죠.

그리고 아침이 오기전에 천천히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발 아래 밟혀지는 낙엽소리는 우리 영혼의 가을을

재촉하는 손짓이며 그분이 광야에서 흠모하던

고독의 산장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가을을 보러 가고 싶다면 함께 낙옆을 밟으러 가보는

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靑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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