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24, 2007

About my special friend

 
오늘은 별이 보이지 않는다.

종일 비가 쏟아지더니 낮은 잿빛 구름이 대기를 덮고있다.

모두들 취침에 들어간지 한참. 조그만 꼬마전구에 갓을 씌우고 글밭을 쟁기질 한다.

며칠전 까지도 열대야 현상 때문에 모포를 걷어차는 병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쌀쌀한 기운이 이른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곳은 매일, 낮엔 밝은 빛의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다가 늦밤이 되면

수많은 풀벌레들의 축제가 시작된다.

그네들은 인간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맑은, 협정(協定)없는 어울림을 만들어 낸다.

서울, 콘크리트 세상 속에서도 늘 이맘 때면 창밖에서 또는 벽 속에서 들려오는

창백한 회색의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쁜 도시 속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몇 시간의 저녁시간, 방안의 전등을 끄고

창가 책상을 마주해 앉으면 조심스럽게 울어대곤 한다. 행여나 녀석들이 놀랄까

숨소리도 죽이고 턱을 괴 눈을 감는다.

훗, 언젠가는 그 늦밤에 전화가 울어대 그 음악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종종 있었다.

나도 속물근성의 간사한 인간 인지라 그 몇 녀석을 생포해 유리병 속에 넣어두곤

했는데, 만고의 이치인지 영어(囹圄)의 몸이 된 그 녀석들이 먹이도 주고

물도 주고 최고의 첨단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데도 도무지 연주를 하지 않는것이다.

평범한 진리를 그 때서야 깨닫고 도무 돌려 보냈는데 그날 이후 며칠간은

그네들을 느낄 수 없었다.

지금 누워있는 막사 주위에는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이 노래를 하고 있다.






                           靑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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