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16, 2013

아버지의 마음

어린시절 검정 고무신을 신었던 나는 그 질긴 고무신 한짝을 엿장수에게 주고 하얀 호박엿과 바꿔 먹으려고 한적이 있었다. 내 기억에 아버지와 함께 신발을 사서 신어본 적이 없는것 같았는데 오늘 문득 세아이 모두를 데리고 신발을 사서 발에 신어보도록 하면서 아버지께서 내 고무신을 바라보던 시선과 마음을 보게 되었다.

첫째와 둘째 모두 활동적이어서 신발 뿐만 아니라 옷 곳곳이 찢어지고 구멍이 쉽게 나는 때여서 오늘 온가족이 큰 맘 먹고 위스콘신주 초입의 프라임 아웃렛에 갔다. 마음에 두고있던 세일을 크게하고 있던 신발가게에 아이들 모두를 데리고 가서 너희들 마음에 드는 것으로 마음껏 골라라 하니 세아이가 난리다. 2살짜리 막내는 이미 누군가 준 좋은 신발이 있음에도 자신도 새것을 신어보겠다고 용을 쓴다.

아이들 발에 맞는 사이즈를 찾아, 직접 발을 잡고 신겨주고 신발끈을 매어주니 다들 어깨에 힘이들어가고 얼굴이 의기양양해져 있다. 아이들 신발을 보며 내 마음도 흡족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얘들아, 그 신발이 더 좋냐..아빠가 더 좋냐?" 물으니...제비새끼들처럼 입을 모아 "아빠가 더 좋아" 한다. "내가 그런 신발 백켤레도 사주마~ " 말하는 동안 어린시절 내게 검정 고무신을 신겨주고 바라보셨을 아버지의 마음이 내 안에 메아리 친다.

by 김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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