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9, 2010

히브리어 비평연구와 가족들...

매주 월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짧고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날 입니다. 왜냐하면 아내 최보연 선교사가 트리니티 아내 모임(Trinity Wives Fellowship)에서 성경공부(Bible study) 를 오후 7시부터 인도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이 백인 학생들의 아내들이고 몇몇이 아프리카와 독일 그 외의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출신의 아내들이 모인 곳에서 유일한 한국인인 아내는 벌써 3년째 리더로서 묵묵히 섬겨오고 있습니다. 올 해는 영국인 남편을 따라 온 독일인 아내 크리시(Crish)와 공동으로 성경공부 리더를 섬기며 멋진 팀웍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화요일까지 내야만 하는 히브리어 비평연구(Exegesis)를 도서관에서 정신없이 연구하며 작성하다보니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 이내 오후 6시 30분이 되어버렸습니다. 보통 밤 12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월요일은 반드시 집으로 7시전에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책을 모두 싸들고 집에옵니다.

저녁을 간단히 먹고 아내가 떠난 후 세 아이들 진주, 진우, 지나를 최대의 효율을 얻으며 돌보는 것을 머리속으로 대강 계획을 세워봅니다. 대부분 진주 진우는 영화를 보여주고 오후 8시 30분 즈음에 목욕을 시켜 재우곤 했습니다. 셋째 딸 지나는 아직 너무 어려서(7개월)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안아주고 놀아줘야만 합니다.

그래도 지나가 6개월때 까지만 해도 아이를 옆에서 놀리면서 나름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7개월이 된 이후에는 아이도 뭔가 더 보이고 몸이 움직이고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제가 더욱더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오늘은 아내가 거의 밤 10시가 되어서야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정작 코앞에 닥친 히브리어 비평연구는 도서관에서 돌아온 이후부터 전혀 손도 대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그렇게 보채던 셋째 딸 지나가 엄마가 나타나자마자 온 얼굴에 화색이 돌고 웃음이 방긋하며 기쁨에 넘친다는 것입니다. 첫째 딸 진주와 둘째 아들 진우 때도 경험한 것이지만 정말 아버지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이 분명하기만 합니다. 창조주께서 남녀가 함께 살도록 하고 자녀를 주는 데는 다 그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양육은 반드시 아버지와 엄마 두 사람이 함께 해야만 아이들이 건강한 영적, 지적, 육체적 삶의 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때로 엄마가 너무도 바빠 아버지가 그 엄마가 돌볼 몫과 시간까지 더해서 아이를 돌보았다고 하더라도 아이에게 필요한 엄마와의 절대시간은 절대 아빠의 시간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버지가 너무도 바빠 엄마가 아이가 필요한 아버지와의 절대시간을 채워서 함께 살아간다 할지라도 그 또한 빈 공간과 시간으로 아이에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버지의 절대 공유시간(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은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특별한 치유와 사랑으로 그 빈공간이 채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은혜라고 부릅니다. 그 은혜는 치유와 함께 오며 반드시 일정한 시간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하나님을 알아가며 내 속 사람이 자라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결정한 삶의 우선순위가 바로 하나님 먼저, 그다음 가족, 그리고 마지막 사역과 일 입니다.

당장 히브리어 비평연구에서 A 를 받지 못하더라도 가족을 돌보고 아이들과 보내는 절대시간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A 가 아이들의 절대시간을 나중에 보상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절대시간은 반드시 절대시간으로만 채워지고 보상되기 때문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히브리어 비평연구의 A 는 언제든지 다시 받을 수 있고 고쳐질 수 있지만 가족들과의 절대시간은 한번 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보상될 수 없는 매우 직선적인 시간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 우선순위가 제 삶의 조급함에 재동장치 역할을 하는 것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물론 가끔씩 이 재동장치를 풀어놓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재동장치를 풀어놓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결과가 발생할 것은 매우 자명하기 때문에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는 트리티니에서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어서 이것이 가능할 지 모릅니다. 물론 인도에서 선교사로 8년간 살아가는 동안에도 이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잘 해 왔었습니다.

앞으로 한달 후면 지난 2년간 섬겨온 레익뷰 언약교회의 세번째 캠퍼스인 한국인 예배에 더욱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보태야만 합니다. 지난 2년간 해온 우선순위에 대한 노력보다 앞으로 더욱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역이 시작되면 워낙 사람과 사역을 좋아하는 기질 상 그것에 정신을 더 빼앗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다짐합니다. 내 우선순위 "하나님 먼저, 그리고 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역과 일" 를 최선의 노력을 다해 지켜내겠다고.

뭐든지 행동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거기에다 인내까지 겸하면 금상첨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