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하얗다.
타닥 타닥 검은 가지로 외롭게 서 있던 아씨들이
밤새 내린 별빛같은 드레스로 치장을 하고
여왕의 대관식을 하듯 온갖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지난 봄과 여름을 지나며 정열을 불태우던
싱싱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겨울바람에
서 있던 여인의 마른 마음에
하늘에서 내려온 실타래로 지어 만든
백옥같은 드레스로 풍성한 가슴을 여민다
겨울엔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것에 보답이라도 하듯
나무 여인들은 오늘 축제를 하고 있다
밤새 뿌려진 상아가루 카펫위에서
사방으로 손을 뻗어 춤을 추고 있다.
by 김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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