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들 진우와 단둘이 텃밭에 갔다왔다. 함께 손을 잡고 걷는 동안 아들의 작은 센들과 내가 신은 센들 끝으로 하얗게 드러난 발가락들이 시소를 탄다. 일부러 아이와 발을 맞추며 장난스럽게 걷는 동안 "언이레이져블 (Unerasable)" 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삭제될 수 없는", "지워질 수 없는 (incapable of being erased)" 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단어는 머리를 여러번 다쳐서 기억을 여러번 상실해버린 내 삶과 많은 연관이 있는 단어이다.
1980년대 중반 겨울, 부모님과 형제들 여섯이 한 방에서 잠을 자다가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이 되어 조용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버지 자신도 가스중독으로인해 온 몸의 근육이 힘이 빠지고 정신이 없었을텐데 아내와 자식들 여섯을 하나 하나 마당으로 질질 끌어내어 온 가족이 마치 죽은 송장들처럼 마당에 누워 한겨울 밤하늘을 바라봤었다. 보통 연탄가스에 중독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후송해 고압산소 응급처리(Pressurized oxygen treatment)를 해야만 살수있던 시절인데, 엄동설한 새벽 추위속에서 온 가족이 마당에 덩그라니 누워 정신이 온전히 돌아올 때까지 눈만 꿈벅이며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 사건으로 인해 뇌로 가야할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이전의 모든 기억이 머리에서 하얗게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늘 어린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이야기하는 아내를 비롯 주변사람들을 볼 때마다 여전히 신기하기만 하다. 어린시절 나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기억이 전무했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성경공부를 하며 어린시절 육신의 아버지에 대해 기억나는 것을 종이에 써보라고 할때는 6학년 이전의 시간이 전혀 기억에 없어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것을 발견했다. 연탄가스로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뇌세포가 손상되어 모든 기억이 지워져 버렸는데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두 세개의 단편적인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몇개의 기억이 전부다 아버지께서 어린 나에게 사랑을 표현해주던 순간이어서 더욱더 신기하기만 했다.
아직 삼십대의 젊은 청년같은 아버지께서 직접 소나무를 깎아 팽이를 만들어 내 손에 쥐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나에게 웃어주는 장면, 아버지가 직접 창호지에 대나무를 붙여 만들어준 연(Kite)을 날리다 줄을 놓쳐 울고 있을때, 젊은 아버지께서 그 연을 다시 잡으려고 해변를 쏜살같이 뛰어가던 모습 등이 마치 고화질 흑백영화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모두 아버지께서 아들인 나에게 표현했던 사랑(Love)의 장면들이다.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이 뇌세포를 손상해 12살 이전 모든 기억들을 완전히 삭제 (Complete Erasing)해 버렸지만 아버지께서 표현했던 사랑의 순간들은 결코 지워지지 않고 40대인 지금까지도 또렸하고 생생하게 남아있는것을 보면 사랑(Love), 특별히 아버지의 사랑(Father's love) 은 이세상 어떤것으로도 지울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육신의 아버지, 한 인간 존재의 사랑조차도 이렇게 언이레이져블(Unerasable)할진데, 하물며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은 어떠할지 비교할 수도 없을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 38-39) 외치며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그 극진하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 3:16),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받은 이들은 평생 단 한 순간도 그것을 잊을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아예 이세상 어떤것으로도 그 사랑을 지우는 것이 불가능한 (incapable of being erased) 것이다.
육신의 아버지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일차적인 통로임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깨닫고 있는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이웃들에게 더욱더 깊고 넓은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랑은 언이레이져블(Unerasable) 하기 때문이다.
by YKK
1980년대 중반 겨울, 부모님과 형제들 여섯이 한 방에서 잠을 자다가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이 되어 조용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버지 자신도 가스중독으로인해 온 몸의 근육이 힘이 빠지고 정신이 없었을텐데 아내와 자식들 여섯을 하나 하나 마당으로 질질 끌어내어 온 가족이 마치 죽은 송장들처럼 마당에 누워 한겨울 밤하늘을 바라봤었다. 보통 연탄가스에 중독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후송해 고압산소 응급처리(Pressurized oxygen treatment)를 해야만 살수있던 시절인데, 엄동설한 새벽 추위속에서 온 가족이 마당에 덩그라니 누워 정신이 온전히 돌아올 때까지 눈만 꿈벅이며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 사건으로 인해 뇌로 가야할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이전의 모든 기억이 머리에서 하얗게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늘 어린시절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이야기하는 아내를 비롯 주변사람들을 볼 때마다 여전히 신기하기만 하다. 어린시절 나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기억이 전무했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성경공부를 하며 어린시절 육신의 아버지에 대해 기억나는 것을 종이에 써보라고 할때는 6학년 이전의 시간이 전혀 기억에 없어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것을 발견했다. 연탄가스로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뇌세포가 손상되어 모든 기억이 지워져 버렸는데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두 세개의 단편적인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몇개의 기억이 전부다 아버지께서 어린 나에게 사랑을 표현해주던 순간이어서 더욱더 신기하기만 했다.
아직 삼십대의 젊은 청년같은 아버지께서 직접 소나무를 깎아 팽이를 만들어 내 손에 쥐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나에게 웃어주는 장면, 아버지가 직접 창호지에 대나무를 붙여 만들어준 연(Kite)을 날리다 줄을 놓쳐 울고 있을때, 젊은 아버지께서 그 연을 다시 잡으려고 해변를 쏜살같이 뛰어가던 모습 등이 마치 고화질 흑백영화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모두 아버지께서 아들인 나에게 표현했던 사랑(Love)의 장면들이다.
연탄가스중독(Carbon monoxide poisoning)이 뇌세포를 손상해 12살 이전 모든 기억들을 완전히 삭제 (Complete Erasing)해 버렸지만 아버지께서 표현했던 사랑의 순간들은 결코 지워지지 않고 40대인 지금까지도 또렸하고 생생하게 남아있는것을 보면 사랑(Love), 특별히 아버지의 사랑(Father's love) 은 이세상 어떤것으로도 지울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육신의 아버지, 한 인간 존재의 사랑조차도 이렇게 언이레이져블(Unerasable)할진데, 하물며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은 어떠할지 비교할 수도 없을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 38-39) 외치며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그 극진하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 3:16),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받은 이들은 평생 단 한 순간도 그것을 잊을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아예 이세상 어떤것으로도 그 사랑을 지우는 것이 불가능한 (incapable of being erased) 것이다.
육신의 아버지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일차적인 통로임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깨닫고 있는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이웃들에게 더욱더 깊고 넓은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랑은 언이레이져블(Unerasable) 하기 때문이다.
by Y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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