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6, 2016

경계(Boundary) (6월 7일 한국일보 칼럼)

거대한 우주 공간부터 작은 원자와 전자의 세계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들은 고유의 경계(Boundary)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모든 창조물들은 불안정 상태에서 안정 상태로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예컨데 불안정한 원자 구조는 안정 상태가 되기위해 대체 가능한 다른 원소나 전자와 강하게 합성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그것은 모든 존재물들이 안정 상태 고유의 경계(Boundary)를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Human being) 뿐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모든 동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자기만의 고유 영역(Boundary)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시하고 그 경계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하면 즉시 공격적이 되듯, 만물의 영장인 사람도 경계(Boundary)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계에 대한 인식이 개인주의(Individualistic) 사회에서는 더 명확하게 전제되고 배려되지만 공동체적(Collectivistic)  사회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강도가 약한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동체주의 사회든 개인주의 사회든 공통적으로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인 가족(Family)에 각 개인이 속해 있기에 가족 안에서의 경계(Boundary)에 대한 인식과 배려는 필수 불가결한 것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 안에서의 경계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살아가고 그것은 세대를 통해 답습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가족 안에서의 경계는 크게 부모와 자녀라는 두개의 경계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 아내와 남편,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각각 고유의 경계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와 아버지 두 사람의 부부로서 형성한 경계를 인정하고 보호, 배려해야만 한다. 더 나아가 아내와 남편은 아내 개인의 경계와 남편 개인의 경계를 존중하고 배려해야만 한다. 예컨데, 아내가 매일 비망록(일기장)을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아내의 일기장을 함부로 열어 봐서는 안된다. 또 아내의 개인 물건을 넣어두는 곳은 비상 상황을 제외하곤 허락없이 손을 대서는 안된다. 또 아이들이 아무리 어린 나이라 할지라도 아이의 방 안에 있는 아이의 물건은 아이의 허락을 득하지 않고 함부로 만지거나 버려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모두 아내와 아이들의 경계안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만지는 순간 경계를 침해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작은 물건 하나 만지는 것이 어떻게 큰 문제가 되느랴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은 행위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하게 될것이다. 예컨데,  여섯살된 딸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 선물로 주었던 곰인형이 이제는 너덜너덜 해지고 때가 묻어있는 것을 본 부모가 딸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아이가 잠자고 있는사이 살며시 꺼내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곰인형을 아이에게 안겨주었다. 아이가 새 곰인형을 반기고 좋아하며 기뻐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정작 아이는 아침에 깨어나 냄새나고 때묻은 곰인형이 사라졌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버린 곰인형은 찾지 못하고, 아이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 새 인형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여섯살이었던 어린 딸은 사십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가 자신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던 자신만의 소중한 곰 인형을 함부로 빼앗아 버렸다는 상실감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고 그것은 다양한 관계의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고백을 했다.

요컨데,  아무리 때묻고 냄새나며 너덜너덜한 곰 인형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딸 아이의 경계(Boundary)안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딸 아이에게 물어보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는 것이다. 그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고 깨는 행위가 정서적, 영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야기한 것이다.

이런일은 비단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도 동일하게 존재한다. 상대방의 경계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조심스럽게 탐색하거나 예의있게 물어보는 과정을 통해 경계를 인정하고 배려할 수 있지만 의외로 공동체주의(Collectivistic) 또는 가족(Family) 공동체에서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거나 깨버리는 일이 쉽게 발생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것 또는 일이라 할지라도 아내의 경계, 남편의 경계, 아이들의 경계, 가정 단위의 경계, 이웃의 경계(Boundary)를 민감하게 인식해 인정하고 배려하는 일이 필수불가결하다. 당장,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나 자신과 아내, 자녀들 그리고 이웃과 세계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그것을 민감하게 인정하고 지켜주며 배려해보라.  놀라운 열매를 보게 될것이다.


by 김영기 목사

한국일보 링크:
http://chicagokoreatimes.com/%EB%AA%A9%ED%9A%8C-%EB%8B%A8%EC%83%81-%EA%B2%BD%EA%B3%84bound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