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이들 셋 모두 한글학교에 보내놓고 아내와 단둘이 짧지만 상당히 유쾌한 Quality Time을 가졌습니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아내의 깊고 까만 장난끼 어린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얼굴 전체에서 속사람의 기쁨이 흘러나오고 있음을 발견하곤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 어제 하루종일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을 가져서 그럴겁니다.
사실 저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아주 짧은 순간에 상대의 눈, 얼굴빛, 표정, 몸의 움직임, 눈동자의 움직임, 목소리 등을 봅니다. 아무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이런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마도 제 미술적인 관찰 습관이기도 할겁니다. 따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어린시절부터 미술에 남다른 소질이 있어 상을 받은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을 전체적으로 동시에 미시적으로 보는 눈을 가진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덕분에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얼굴빛, 표정, 얼굴 근육의 형태, 눈빛, 찡그림, 눈썹, 주름, 머리카락 굵기, 색깔, 점, 흉터까지 의도하지 않아도 짧은 순간에 보게 됩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발견하게 되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보통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균형잡힌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사람이 찌그러진 사람은 겉으로 그것이 드러나 보인다는 것입니다. 말로 표정으로 다양한 형태로 찌그러짐이 드러납니다. 반대로 보통 사람의 얼굴에서 조금 벗어나 개성있고 독특한 얼굴 또는 사고나 그외 이유로 얼굴이 정상적이 아닌 사람 중에서도 속사람이 건강하고 유쾌한 사람들은 얼굴이 밝고, 빛이 나며, 펴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말을 하면 그 말의 표현과 표정으로 더 풍부하게 그것이 드러납니다. 아마도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만들어진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이 흘러나오고 인식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오늘, 예전부터 늘 근심과 걱정이 있던 얼굴이었는데 활짝 펴진 부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생각컨데, 공부, 재정, 아이들과 관계된 여러가지 일로 오랜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많이 해결되고 안정되면서 부부의 속사람이 밖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 보인것일 겁니다. 또, 참으로 곱고 이쁜 얼굴인데, 찌그러져 보이는 얼굴도 보았습니다. 전자의 부부는 요즘 감사와 평강이 넘치는 삶을 누리고 있을거라 짐작해 봅니다. 후자의 사람은 말도 못하고 속으로 참고 참으며 속을 끓이고 있는 힘든 사람이라 짐작이 됩니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짐작이 맞았습니다.
이러할 때 보통 저와 아내가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 만나고 지나쳤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을 위해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봤던 저희가 기도하듯 당사자들도 기도를 통해 그들의 속사람의 얼굴이 펴지는 은혜를 누리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또 저와 아내 그리고 세 아이를 바라본 사람중에서도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감사하고 더욱더 기도로 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하나님께서 기회를 열어주시면, 조심스럽게 요즘 어떠한가 물어보고 마음을 열어 표현해 줄 때는 열심히 귀기울여 듣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합니다. 나눔을 통해 덜어진 무게만큼 그들의 얼굴빛이 달라진것을 보는 것 만큼 큰 기쁨은 없는듯 합니다. 왜냐하면 치유하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글학교를 마친 세 아이들이 육신적으로 피곤하지만 그 얼굴들에 빛이나고 기쁨이 있는 것을 보며 감사하게 됩니다. 기쁨과 유머가 흘러나오는 아내의 눈매를 보면서 즐거워집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의 본래 아름다움을 잘 지킬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보며 기도해 보세요. 그리고 나눠 보세요. 놀라운 하나님의 일하심의 현현을 목도하게 될겁니다. 해보세요. 재밌습니다.
by 김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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