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8, 2012

느림

1. 오후 4시 아직 태양이 서쪽 하늘에 있을 때, 작정하고 집에서 1.2 마일 떨어진 Dominick's 까지 걸어갔습니다. 자동차로 3분 거리가 걸어서 가니 30분이 걸렸습니다. 늘 지나쳐만 가던 소방서도 보고 겨울 바람에 온 몸을 떨고 있는 잔풀들의 얼굴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2. Dominick's 쇼핑몰 안에는 작은 상가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습니다. 늘 차를 타고 와서 볼 일만 보고 가느라 작은 상가들 하나 하나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게 창문 밖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며 아..이런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3. 검은 점퍼에 수염을 기른 아시아 사람이 걸어서 천천히 가게 하나 하나를 뜯어보고 지나가는 것을 이상히 여기고 신고를 한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금방 경찰차가 지나가다가 저를 발견하곤 저를 향해 저만치 떨어져 주차를 합니다. 미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로 이동해 주차후 자기 일을 보고 바로 차로 이동하는 것이 일상이고 또 걸어서 다니는 사람은 죠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제 옷차림과 행동으로 어둑한 이시간에 걸어다니는 모습이 조금 이상해 보였을법 합니다.

4. 보행로를 지나 다시 도로로 나와 학교 기숙사까지 걸어 오는길, 석양은 잠들었고 별들이 보입니다. 도로위의 자동차들이 마치 경주를 하듯 쏜살같이 달려들 갑니다. 단 한번도 제가 저렇게 빠르게 운전을 하며 이 도로를 지나갔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빠르게만 달려만 갔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동차 밖에서 멀리 거리를 두고 천천히 걸을 때만 알 수 있는 소중한 것입니다.

5. 걷는 동안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자주 이렇게 느리게 걸어야 겠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는 이 귀한 시간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by 김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