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 2014

갑자기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나는 밤이다.

갑자기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나는 밤이다. 예수님을 모르고 새벽마다 관악산에 올라가 단전호흡을 하고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해보겠다고 용을 쓰던 시절이다. 교통사고로 심각하게 머리를 다친 후 친구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당시 유행하던 중국영화 배우였던 주윤발을 흉내내며 올백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고 다니던 철부지 때였다. 베트남전에서 사람을 엄청나게 죽였다며 눈에 살기가 가득했던 교련 선생님을 아랑곳 하지 않고 보란듯이 사촌형의 민무늬 전투복 야상과 전투화를 빌려신고 학교에 다니던 겁없던 나이였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방송을 듣고 홍콩영화 천녀유혼의 왕조연과 장국영 사진을 코팅해 소중하게 가지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최루탄 냄새가 진동하던 그 때, 싸움으로 유명하다는 ***고 학생들을 흠씬 두들겨 패주고 뭔가 엄청난 일을 한 것처럼 땅거미가 지던 신림동을 친구들과 싸돌아다니던 때였다.

그 때 나는 1987년 이한열의 죽음으로 촉발되었던 6월 항쟁과 6.29 선언으로인해 더욱더 자유해지고 민주화된 대한민국이 멈춤없이 선진국으로 항해해 갈거라는 소박한 희망의 배를 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40대가 되었을 때는 내 고등학교시절같은 세상을 사는 젊은이들이 없을거라고 희망했다. 그리고 청문회 스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실제로 그것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 1999년 9월 9일 지구가 완전히 멸망할것라는 오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은 유치원 아이들도 동화처럼 여기는 21세기 2014년의 대한민국은 1972년 "유신 (十月維新)" 전으로 돌아간듯하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되어져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영호남 지역갈등조장, 공산당 빨갱이라고 손가락질하는 Red complex, 권위주의의 복귀, 어용언론과 검열, 또 그것에 두손들고 동참하는 기독교 목사들도 눈에 가득하다. 하나님은 왜 침묵하고 계실까? 

by Y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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