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어르신들이 하나님 품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잠잠 해진다. 그래서 어제 한국에 계신 팔순의 아버지께 국제 전화를 했다. 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며, 서울에 올라와 사당동 남성 초등학교 입학식 때 함께 사진을 찍었던 젊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월은 그 때 내 옆에 서 계셨던 아버지보다 더 배가 나오고 머리가 벗겨진 지금의 내가 있게 했다.
오늘 밤이 지나면 겨울 바람이 더 크게 휘파람을 불겠지만 향긋하게 익어가는 세월을 벗삼아 가까운 곳에 있는 이들을 더 사랑해야겠다. 미움도, 판단도, 내 마음대로 그어 놓은 관계의 경계선도 높은 곳에 계신 영원한 아버지 앞에 내려 놓으며 두 손 꼭 모아 본다.
By Y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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