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30, 2020

 주변 어르신들이 하나님 품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잠잠 해진다. 그래서 어제 한국에 계신 팔순의 아버지께 국제 전화를 했다. 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며, 서울에 올라와 사당동 남성 초등학교 입학식 때 함께 사진을 찍었던 젊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월은 그 때 내 옆에 서 계셨던 아버지보다 더 배가 나오고 머리가 벗겨진 지금의 내가 있게 했다.

오늘 밤이 지나면 겨울 바람이 더 크게 휘파람을 불겠지만 향긋하게 익어가는 세월을 벗삼아 가까운 곳에 있는 이들을 더 사랑해야겠다. 미움도, 판단도, 내 마음대로 그어 놓은 관계의 경계선도 높은 곳에 계신 영원한 아버지 앞에 내려 놓으며 두 손 꼭 모아 본다.

By Y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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