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눈을 처음 본 날 하늘에서 내려오는 하얀 눈꽃가루들이 아름답고 신기해 오랜동안 두 팔과 입을 벌리고 눈을 받아먹고 온 몸으로 만끽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눈을 바라보던 제 눈은 신기와 기쁨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눈의 여왕이라는 이야기를 누나에게 듣고부터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볼 때마다 의혹과 조금은 무서운 마음의 눈을 갖곤했었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멀리서 바라만 보다가 내린 눈을 볼 때는 희망과 두근거림의 눈으로 눈을 바라보았었습니다.
대학생 때는 헤어짐을 갖은 날 눈이 되다 만 진눈개비들이 온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그 눈을 바라보던 눈에는 슬픔과 외로움이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교회식구들과 교제를 하고 나오는 길에 팝콘보다 더 크게 핀 눈꽃들이 사뿐이 사뿐이 내리고 있었고 거리의 가로등불에 비추어진 골목길은 마치 고요한 풍요의 눈 나라에 초대된 듯한 착각을 하게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그때 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계시던 생물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며 던진 짦은 한마디가 "하늘에서 나방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였습니다. 모두들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었던지요. 생물 선생님의 눈에는 그날 내리던 그 함박 눈이 생물교제로 쓰이던 나방같아 보였던 것입니다.
한번은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버스안에 있던 여학생들이 모두 탄성을 지르며 눈이 내린다고 발을 동동구르고 좋아할 때 장사를 하시는듯한 한 분이 큰소리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아이고..오늘 장사 다 망쳤다." 그의 눈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삶을 방해하고 어렵게 하던 무엇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눈이 내릴 때마다 많은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와 아내는 눈이 내릴 때마다 하나님께서 춥고 메마른 겨울에 시원한 물을 주시기 위해 눈을 내려 축복해 주신다고 말합니다. 봄 여름 가을에 비를 내려 대지와 자연 사람을 적시고 정화하며 채워주듯이 온 세상이 꽁꽁 얼어버리는 겨울에도 변함없이 그 일을 하시는 창조주의 깊은 속내를 보게 됩니다.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창조주 하나님의 세밀하고 치밀하며 따뜻한 눈(eyes)을 보게 됩니다. 겨울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조금만 눈여겨 보면 그것을 금방 발견할 수 있습니다. 꽁꽁 얼어버린 대지위에 눈이 내리고 얼마후 그 눈이 꽁꽁 얼지만 곧 하루만의 햇빛으로 그것이 모두 녹아 한 여름의 폭포수처럼 세상에 공급이 됩니다. 언제 그랬냐는듯 세상은 다시 꽁꽁 얼고 건조해지지만 봄이 올 때 까지 여러번의 눈이 내리고 그 눈이 쌓이고 녹고 하는 과정을 되풀이 합니다.
생명이 도무지 살아낼 수 없을듯한 추위와 얼음과 메마름의 계절 겨울에도 창조주의 세심한 배려는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오늘도 창밖에 내리던 눈을 보고 하나님께서 세상에 시원한 생명수를 주시는구나라고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됩니다.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다양한 눈(eyes) 과 마음(heart)을 갖고 있는 우리내 인생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알아가는 만큼 우리 스스로를 알게된다고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과 눈에 가깝게 이른 눈(eyes)을 갖기 시작할 때 우리 눈에 비춰지는 눈(snow)도 창조주의 의도와 목적에 더욱더 가깝게 보여질것입니다.
혹시 혹독하고 메마른 추운 겨울을 지나가고 계시다면 대자연을 통해 드러나는 창조주 하나님의 거대하고 큰 품을 바라보세요. 그가 여러분의 삶에 눈을 내려주시고 쌓이게하시며 몇시간의 햇빛으로 녹여서 생명수처럼 여러분 삶을 적시며
봄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실겁니다. 그분의 눈을 가져보세요.
눈을 보는 나와 당신의 눈은 어떤 눈 인가요..
by Y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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