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4, 2004
딸이 아플 때
눈이 동그랗고 까만 눈동자가 큰 진주.
엄마를 닮은 진주는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럽다.
세살이 되서도 여전히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빠는 진주.
진주가 열이 많이나고 아프다.
밤새 신열을 앓을 때면 좁은 침대위에 셋이 함께 눕는다.
진주의 뜨거운 열기가 살갗으로 뭍어온다.
조금만 소리가 나도 눈이 번쩍 뜨이고 머리에 손을 얹어본다.
여전히 뜨겁다.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아직 표현에 서투른 진주.
몇가지 단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모두 전해온다.
밤을 지세워도 피곤치 않다.
진주를 향한 자연스러운 부정(父情) 인가 보다.
딸을 바라보면서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한지
조금은 헤아릴 수 있다.
그 또한 내가 마음이 상하고 신열을 앓을 때
밤을 세워 나와 함께 하실거다.
그것은 이세상 어떤 아비에게도 같은 것일진데
하늘 아버지야 오죽할까.
딸이 아플때 마음이 아프다.
아들인 내가 아플때 주님의 마음이 보인다.
이제 보인다.
靑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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